식물인 나무를 보고 감정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부부나무인 부부송(夫婦松)이라는 이름만으로 나무를 보면서 묘한 애잔함과 흐믓한 감정이 교차를...
하동의 부부송, 부부소나무를 아시나요? 지난번 여행에서 우연히 지나다가 알게 되었는데 종종 생각이 나는 나무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부 사이도 사랑은 넘어선 애틋하고 애잔한 마음이 많이 들곤 했는데 이곳 배경으로 아내 사진을 찍어 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나무는 경상남도 하동군 평사리 악양 들판의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소설가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서희와 길상' 나무라고도 하는데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걸 보면 하동에서는 유명한 나무인듯하다.
이곳이 소설 토지의 주무대였음을 증명하듯 들판 농로길 옆 낡은 나무 팻말의 글이 눈에 띈다.
"협곡을 헤쳐 흐르던 섬진강이 들판을 만들어 사람을 부르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촌락을 이루고 문화를 만들어냈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가 이곳 악양면 평사리에 기둥을 세운 그 세 가지의 이유 중에 첫 번째가 이곳 평사리 들판이다.
만석지기 두엇은 능히 댈만한 이 넓은 들판이 있어 3대에 걸친 만석지기 사대부 집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모태가 되었다. 생전에 박경리 선생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로 세 가지를 얘기하셨는데 그중 하나가 마른논에 물들어 가는 소리였다. 그렇듯이 넉넉한 들판은 모든 생명을 거두고 자신이 키워낸 살과 보리로 뭇 생명들의 끈을 이어준다. 섬진강 오백 리 물길 중 가장 너른 들을 자랑하는 악양 평사리 들은 83만여 평에 달한다"
소설 토지의 박경리 선생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에 걸쳐 집필을 하였는데 그 이야기를 16권으로 완성했다. (원고지 4만 장, 600만 글자, 등장인물 600여 명의 대단한 대하소설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평사리의 이미지와 지도만 보고 작품을 쓰고 토지 탈고 후 7년이 지난 2001년에야 선생이 직접 평사리를 찾았다는 사실이다. 😲
이 악양 들판은 원래 섬이었으나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들판이 되었다고 한다. 사실관계는 잘 모르겠으나 자연의 이치와 변화는 참 신기하기만 하다.
부부송이 있는 이곳은 사유지로 가까이 접근은 금한다고 되어있다. 그래도 사진 찍기 위해 접근들을 한 흔적이 보인다. 나는 울타리 밖에서 아쉬운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향후 추억을 위해 잠시 시선을 두고 눈에 담아 본다. 나이 들면서 점점 사진보다는 눈에 담아 두는 편이 좋기도 하고 때로는 더 선명하게 남기도 한다.
부부송 위치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293-2
동정호 주차장에 주차하고 농로로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고 하나 나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농로로 돌아서 부부송 앞쪽에 잠시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지도를 잘 보시고 참고하시기 바란다.
동정호 위치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305-2
인근에 이름난 관광 방문지는 토지 촬영지인 최참판댁, 박경리 문학관, 스타웨이 하동, 동정호 등도 있으니 함께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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